회색 지층의 맥박, 예헨베나토르 알바티
예헨베나토르 알바티라는 이름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깊은 층위에서, 아주 조용한 존재감으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2016년 Rauhut 외 연구진이 그 이름을 세상에 올렸고, 그 순간 이 생명은 먼 중생대의 호흡으로 다시 이어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의 결이 한 겹씩 어두워질수록 시간은 칼로비아절에서 옥스퍼드절로 천천히 기울고, 그 경계는 164.7 ~ 161.2 Ma의 긴 숨으로 전개됩니다. Nordrhein-Westfalen의 땅은 오래 눌린 침묵 속에서도, 한 생명의 자취를 끝내 놓치지 않았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예헨베나토르라는 계통의 몸짓은 빠르게 지나가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먼저 지켜야 하는지 묻는 방식으로 다듬어졌을 모습입니다. 걸음의 균형과 몸의 배치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매 계절의 압박을 견디기 위해 오래 고른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형상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진화의 문장으로 남습니다.
칼로비아절의 예헨베나토르 알바티, 공존의 균형
같은 칼로비아절을 건넌 테라느고스포두스 판데미쿠스와 두랴티탄 후메로크리스타투스는, 서로 다른 계통의 리듬으로 시간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테라느고스포두스와는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다른 결로 짜였고, 두랴티탄과도 체형과 방어의 출발점이 달라 각자의 길을 넓혔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이들은 맞서기보다, 같은 시대의 압력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받아내며 자리를 비켜 주는 균형을 이루었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손에 닿는 흔적은 단 1건,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간직한 희귀한 봉인에 가깝습니다. 적은 화석은 이야기를 닫지 않고,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을 위해 여백을 남깁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발끝이 그 침묵을 건드리는 날, 예헨베나토르 알바티의 하루는 더 또렷한 온도로 되살아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