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바람의 왕관, 크세노케라톱스 포레모스텐시스
크세노케라톱스 포레모스텐시스라는 이름은 낯선 뿔의 기척처럼 오래된 평원 위에 내려앉습니다. 어쩌면 이 존재는 거대한 힘을 과시하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고요히 자세를 다듬던 시간의 얼굴에 더 가까웠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캐나다 앨버타를 스치던 바람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5 ~ 70.6 Ma의 길이를 품고 천천히 흘렀습니다. 그리하여 지층은 한순간의 소란보다 긴 계절의 호흡을 붙잡아 두었고, 2012년 Ryan 외 연구진이 이름을 붙인 순간 그 숨결이 다시 우리 앞에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두개 장식과 뿔을 중심에 둔 몸의 문법은, 공격보다 버팀에 가까운 고단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정면을 밀어붙이기보다 위험을 늦추고 거리를 지키려는 설계가 이 낯선 케라톱스의 하루를 조용히 지탱했을 모습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크세노케라톱스 포레모스텐시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앨버타의 무대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의 그림자가 겹쳐지면, 평원은 전쟁터보다 정교한 거리 조절의 장면으로 읽힙니다. 공격의 리듬, 회피와 방어의 호흡, 그리고 뿔을 앞세운 버팀이 서로의 자리를 건드리지 않으려 비켜 갔을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비로소 공존은 승패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을 건너는 기술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가 남긴 흔적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낸 희귀한 증언이라서, 그 적막마저 장엄한 울림이 됩니다. 그래서 여백은 부족함이 아니라 아직 펼쳐지지 않은 페이지이며, 미래의 발굴이 닿는 날 우리는 이 조용한 이름의 생애를 조금 더 길게 듣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