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모된 이빨 끝의 노래, 잡사리스 아브라덴스
1876년 코프가 이 이름을 건넨 순간, 오래된 대지의 바람은 한 생존자의 윤곽을 다시 흔들어 깨웠습니다. 잡사리스 아브라덴스는 자프살리스의 계보 위에서, 닳아가며 버텨낸 시간의 감촉을 품은 존재로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캐나다 앨버타의 지층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는 83.5 ~ 70.6 Ma의 숨결을 천천히 밀어 올리며, 낮고 넓은 고대의 평원을 펼쳐 보입니다. 그 땅에서는 계절의 기복과 먹이의 압력이 번갈아 스치고, 작은 발걸음 하나도 오래 남을 선택으로 바뀌어 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잡사리스는 거대한 힘의 과시보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섬세하게 다루는 쪽으로 길을 냈던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같은 환경 압력 앞에서도 몸을 운용하는 방식 자체를 달리하며, 자신만의 생존 리듬을 만들어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잡사리스 아브라덴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는 잡사리스와 한 풍경을 나누어 지나갑니다. 그러나 이 장면은 거친 충돌보다, 서로 다른 체형의 논리로 동선을 갈라 쓰며 자리를 비켜 주는 균형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평원은 단 하나의 승자가 아니라, 다른 전략들이 함께 숨 쉬던 세계였을 것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우리에게 닿은 흔적이 세 번의 조용한 인사로 남아 있다는 점은, 부족함보다도 지구가 아직 간직한 여백의 깊이를 말해 줍니다. 여전히 잠든 층위가 열리는 날, 잡사리스 아브라덴스의 걸음은 지금보다 더 선명한 온도로 되살아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