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능선을 지키는 숨은 초록의 행인, 아디노모사루스 아르카누스
아디노모사우루스 아르카누스라는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바람 끝에서 조용히 되살아난 호흡처럼 들립니다. 2019년 Prieto-Márquez 외 연구진이 이 이름을 세상에 건넸을 때, 오래 잠들어 있던 한 생명의 걸음이 다시 시간을 건너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름에는 거대함보다 끈기, 포효보다 버팀의 리듬이 먼저 스며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스페인 Lleida의 지층을 따라 시선을 낮추면, 마스트리흐트절의 저녁빛이 72.1 ~ 66 Ma의 길이를 품은 채 천천히 펼쳐집니다. 바다는 물러나고 땅은 다시 숨을 고르는 그 경계에서, 초식의 발걸음은 흙과 잎의 냄새를 더듬으며 하루를 이어갔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아디노모사우루스의 시간은 한순간의 사건이 아니라, 오래 누적된 계절의 박동으로 다가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아디노모사우루스 계통이라는 틀 안에서 몸의 비례와 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먹이와 지형에 맞춰 매일 다시 써 내려간 생존의 문장으로 그려집니다. 크게 과시하기보다 흔들림을 줄이고 이동의 효율을 지키는 선택이 누적되며, 삶은 더 멀리 이어졌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 조용한 설계는 화려함보다 오래 버티는 힘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들려줍니다. 아디노모사루스 아르카누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의 Lleida 권역에서 파레삭투스 에브로스토스는 아디노모사우루스와 나란히 숨 쉬며, 비슷한 압력 속에서도 다른 체형의 철학을 키워 갔습니다. 아레니사우루스 아르데보리는 Huesca까지 이어지는 이웃 풍경에서 또 다른 비례와 무게중심의 길을 보여 주고, 두 계통은 같은 평원을 서로 존중하듯 동선을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들의 만남은 충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정된 자원을 오래 유지하려는 정교한 거리 두기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흔적이 단 한 점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한 번 드러난 출현만으로도 아디노모사우루스 아르카누스는 그 시대 생태계의 결을 선명히 비추며, 아직 열리지 않은 층위의 문을 조용히 가리킵니다. 여전히 땅 아래에는 다음 페이지가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이 고요한 이름에 더 긴 숨결을 보태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