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들판의 낮은 노래, 니게르사우루스
니게르사우루스라는 이름은 뜨거운 대지 위를 낮고 길게 흐르던 생명의 리듬을 떠올리게 합니다. Sereno 외 연구진이 1999년에 이 이름을 건넸고, 그리하여 한 존재는 백악기의 숨결로 다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Agadez 북동부를 감싸던 지층은 바람과 퇴적이 번갈아 켜를 쌓으며, 오래전 초식 거인의 발걸음을 조용히 품어 왔습니다. 그 무대는 백악기 전기, 125 ~ 100.5 Ma에 이르는 압티아절에서 알비아절로 이어졌고, 시간은 느리지만 단호하게 생존의 조건을 바꾸어 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니게르사우루스의 몸은 같은 환경 압력 아래에서도 전혀 다른 선택이 가능했음을 보여 주는 모습입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이 갈라지며, 비로소 이 종만의 이동과 섭식의 리듬이 평원 위에 전개됩니다. 초식성의 하루는 거대한 힘보다 오래 버티는 균형을 요구했고, 어쩌면 그 인내가 이 계통의 고유한 문법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니게르사우루스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권역을 나눈 애깁토사루스 바하리젠시스와 니게르사우루스는, 한 하늘 아래서도 서로 다른 골격의 논리로 길을 달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하랴사우루스 이느겐스가 드리운 긴 그림자 앞에서도, 이들은 정면으로 소모되기보다 거리와 동선을 조절하며 자원을 나누었으리라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Agadez와 Tahoua, 그리고 Matruh로 이어진 공간은 충돌의 무대라기보다 미세한 양보가 이어지는 생태의 합주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거인을 오늘로 데려오는 흔적은 단 한 건, PBDB의 Taxon 57367로 남아 있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적다는 말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지층 어딘가에는 다음 장면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니게르사우루스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