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이름, 바로키사루스 말카니
바로키사루스 말카니라는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마지막 숨결을 품은 채, 느리지만 단단한 생의 리듬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2006년 말카니가 붙인 이 학명은, 멀어진 시간을 다시 현재로 데려오는 조용한 등불처럼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의 침묵이 갈라지는 순간, 마스트리흐트절의 끝자락 72.1 ~ 66 Ma가 바르칸의 대지 위로 길게 번져 나옵니다. 그리하여 바로키사루스 말카니의 그림자는 사라져 가는 시대의 공기와 함께 천천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바로키사루스 계통의 몸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 운용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다듬으며, 같은 압력 속에서도 다른 해답을 찾는 방향으로 진화해 온 모습입니다. 비로소 그 설계는 더 오래 버티고 더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고단한 선택의 결과로 읽히며, 생존의 문법이 따뜻하게 전해집니다. 마리사루스 제프피와 바로키사루스 말카니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시기, 같은 바르칸 권역에서 마리사루스 제프피와 비타크리드린다 수래마니 또한 저마다의 호흡으로 평원을 건넜습니다. 바로키사루스는 이 이웃들과 정면으로 소모하기보다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동선을 비켜 갔고, 어쩌면 먹이와 시간의 틈을 나누는 섬세한 균형이 그 땅의 하루를 지탱했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 곁에 닿은 흔적이 4개의 화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다 내어주지 않은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여전히 바르칸의 깊은 결 어딘가에는 다음 이야기가 잠들어 있으며, 바로키사루스 말카니의 생애는 미래의 발굴을 향해 조용히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