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사이로 스미는 이름, 디사로토사루스 렏토으보르벡키
디사로토사루스 렏토으보르벡키라는 긴 이름은 오래된 평원의 숨을 품고 우리 앞에 조용히 돌아옵니다. 한 시대의 흙먼지와 발자국이 겹겹이 쌓인 끝에서, 이 이름은 작고 단단한 생존의 노래로 들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탄자니아 린디에 닿는 바람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층은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진 155.7 ~ 150.8 Ma의 긴 호흡을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그곳의 땅은 한순간도 가볍지 않았고, 비로소 생명들은 매일의 이동과 멈춤으로 서로의 시간을 읽어냈습니다. 그리하여 디사로토사루스의 자취도 풍경 한가운데에 스며들어, 사라지지 않는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디사로토사루스라는 갈래가 택한 길은 화려한 과시보다, 움직임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세밀하게 가다듬는 방향이었을지 모릅니다. 몸의 문법은 늘 생존의 압력 속에서 다듬어지고, 어쩌면 그 절제된 선택 덕분에 거친 환경의 리듬과 발을 맞출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마주한 것은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해 온 존재의 따뜻한 흔적입니다.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와 디사로토사루스 렏토으보르벡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린디의 같은 시기에는 디크라사루스 삳트레리와 에라프로사루스 밤베르기도 각자의 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분류의 결이 달랐기에 이동과 방어의 리듬 또한 달라졌고, 그래서 이들은 한 공간에서 무작정 부딪치기보다 서로의 자리를 읽으며 비켜갔을 모습입니다. 먹이를 두고 긴장이 스쳤다 해도, 그 긴장은 파괴의 함성보다 생태계의 균형을 세우는 조용한 합주에 가까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둘러싼 흔적은 단 한 차례만 모습을 드러내어, 지구 역사가 쉽게 내주지 않는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1919년 Virchow가 이름을 붙인 이후에도 여백은 여전히 깊고, 그래서 우리는 단정 대신 가능성의 빛으로 이 장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언젠가 린디의 더 깊은 층에서 새로운 조각이 깨어난다면, 디사로토사루스 렏토으보르벡키의 서사는 한층 또렷한 숨결로 이어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