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초록 사이의 장행자,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
1878년 Marsh가 이 이름을 세상에 건넨 뒤,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는 오래된 지층 너머에서 다시 숨을 고르게 됩니다. 그 이름은 거대한 몸집의 공룡을 넘어, 시간을 길게 견뎌 낸 한 생명의 태도를 들려주는 듯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지는 157.3 ~ 145 Ma, 대지는 느린 바람과 짙은 식생으로 하루를 열곤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미국 Albany, Uintah, Fremont로 이어지는 땅에서, 이 초식 공룡의 발걸음이 계절의 결을 따라 조용히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longus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길게 이어진 체형의 인상은, 넓은 환경에서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고단한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비로소 그 몸의 문법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진화가 오래 다듬은 인내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키메리지절의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 공존의 균형
같은 시기 같은 권역에서 디플로도쿠스와 브론토사루스 엑스켈수스가 곁을 이루던 장면은, 평원이 하나의 합주처럼 움직였음을 보여줍니다.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 또한 같은 초식의 길 위에 있었지만, 어쩌면 동선과 먹이의 결을 조금씩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긴장감은 충돌의 소음보다, 비켜 서는 질서 속에서 더 또렷해집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지금 우리에게 닿은 다섯 점의 화석 흔적은 결말을 닫기보다, 여전히 열린 장면을 남겨 둡니다. Albany와 Uintah, Fremont의 층위마다 잠든 침묵은 그들의 하루가 어떤 리듬으로 흘렀는지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미래의 발굴이 한 겹 더 시간을 걷어 내는 날,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의 생애는 한층 선명한 서사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