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가시 숨결, 에키노돈 벡크레시
에키노돈 벡크레시는 이름만으로도 잔잔한 긴장을 남기는 존재입니다. 1861년 오언이 붙인 이 학명은, 오래된 지층 위에 남은 작은 생의 결을 오늘까지 이어 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비로소 영국 도싯과 도싯셔의 층리는 바닷바람 같은 침묵을 걷어 내고, 베리아스절의 무대를 천천히 밝힙니다. 그 시간은 145 ~ 140.2 Ma에 걸쳐 길게 전개되며, 발아래 흙과 공기마저 생존의 무게를 품은 채 흔들렸을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에키노돈의 몸은 거칠게 밀어붙이기보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섬세하게 다루는 쪽으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같은 압력 속에서도 한 걸음의 각도와 멈춤의 타이밍이 달라졌고, 살아남는 방식 또한 조용히 분화되었을 것입니다. 에키노돈 벡크레시,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베리아스절의 도싯에서 누테테스 데스트룩토르와 에키노돈 벡크레시는 서로의 기척을 읽으며 다른 동선을 택했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여기에 이궈노돈티푸스 부르레까지 겹치면,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는 더 다층적으로 나뉘고 평원은 한 종의 독무대가 아닌 공존의 리듬으로 채워집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생을 전하는 흔적은 단 세 차례만 모습을 드러내며, 부족함 대신 오래 잠든 장면의 깊이를 남깁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은 지금의 침묵 사이를 잇는 한 조각 빛이 되어, 에키노돈 벡크레시가 지나간 하루의 결을 더 선명하게 되살려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