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키노돈 벡크레시(Echinodon becklesii)는 작은 턱에 송곳니 같은 이빨을 함께 갖춘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조반류다. 백악기 초 영국 도싯 해안 퇴적층에서 나온 표본들은, 몸집은 작아도 먹이 선택이 단순하지 않았다는 신호를 준다. 같은 지층에서 육식성 소형 수각류 흔적도 확인돼 에키노돈의 생활 방식은 회피와 채집을 동시에 요구받았을 것으로 본다.
앞니와 송곳니가 함께 만든 식단
앞쪽 치열은 식물을 뜯기에 맞지만, 송곳니형 치아는 단단한 종자나 곤충 같은 보조 먹이를 처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완전한 위 내용물 화석은 없어서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는 확정할 수 없지만, 단일 식성으로만 보기 어려운 턱 구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 조합은 이후 이구아노돈류가 보여 주는 대형 초식 전략과 다른, 소형 조반류의 실용적인 절충안으로 읽힌다.
도싯 해안의 은신형 주자
에키노돈의 체급에서는 속도보다 순간적인 방향 전환이 생존에 더 중요했을 가능성이 크다. 누테테스 같은 포식성 동물이 같은 지역에서 보고되는 만큼, 덤불과 얕은 범람원 가장자리를 오가며 짧게 이동했을 것으로 복원된다. 화려한 무장보다 빠른 판단과 지형 이용이 이 공룡의 핵심 전략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