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절벽의 은밀한 추적자, 포스테로베나토르 쿠레
포스테로베나토르 쿠레라는 이름은 미국 Carbon의 오래된 바람 속에서 낮게 울립니다. 키메리지절의 끝자락에서 티토니아절로 넘어가는 긴 시간, 이 포식자의 그림자는 땅 위를 길게 스쳐 갔을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은 한 겹씩 밤의 장막처럼 포개지고, Carbon의 평원은 먼지와 빛을 천천히 밀어 올립니다. 그리하여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 157.3 ~ 145 Ma의 계절들이 서로의 어깨를 넘겨받으며 사냥과 회피의 리듬을 이어 주었습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아주 오래된 숨결이 아직 식지 않은 풍경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포스테로베나토르의 수각류 몸짓은 거칠게 돌진하기보다, 순간을 가려내는 절제 속에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골격의 균형과 발걸음의 간격은 한 번의 실패가 곧 굶주림이 되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른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겠습니다. 날카로움은 위협의 표정만이 아니라, 긴 시간을 버티게 한 인내의 형태로도 읽힙니다.
키메리지절의 포스테로베나토르 쿠레, 공존의 균형
같은 Carbon의 시간대에서 수아스세 에미리는 거대한 몸으로 식생의 결을 따라 이동하고, 포스테로베나토르는 그 틈의 동선을 조용히 가늠했을 듯합니다. 알로사우루스와는 같은 포식의 무게를 나눴지만, 매번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사냥의 시각과 길목을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 갔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비로소 그 평원은 승패의 전장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이 공존을 겨우 성립시키는 정교한 무대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붙드는 화석은 단 한 건, 그래서 오히려 지구 역사가 쉽게 허락하지 않은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4년 달만이 이름을 불러 준 뒤에도, 이 공룡의 하루는 아직 절반쯤 그림자 속에 머무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Carbon의 지층은 다음 장면을 품고 있고, 미래의 발굴은 포스테로베나토르 쿠레의 발걸음을 더 선명하게 이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