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잔광을 밟는 고요한 발자국, 기덴만텔랴 아모산줘내
이 이름은 오래된 평원의 가장 낮은 숨결을 데리고 우리 앞에 다가옵니다. 거대한 포효보다 잔잔한 생의 리듬으로, 짧지 않은 시간의 층을 건너온 존재의 초상입니다. 그리고 그 초상은 지금도 조용히, 당시의 공기를 다시 흔들어 놓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테리브절에서 바레미아절로 이어지는 130 ~ 125.45 Ma의 지층 위에서, 스페인 테루엘의 대지는 오래 식지 않는 햇빛과 먼지의 결을 품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그 땅의 결 사이로 작은 발걸음 하나가 지나가고, 하루의 끝마다 생존의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여전히 바람은 말이 없지만, 그 침묵이야말로 그 시대의 무게를 가장 또렷하게 전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기덴만텔랴 계통으로 이어진 몸의 설계는 처음부터 다른 길을 택한 모습입니다. 같은 환경의 압력이 밀려와도 체형의 균형과 움직임의 리듬을 달리 세우며, 살아남는 방식 또한 섬세하게 갈라져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선택들은 화려한 과시가 아니라, 매일의 위험을 조용히 건너기 위한 가장 성실한 답이었겠습니다. 기덴만텔랴 아모산줘내,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테루엘의 무대에서 이궈노돈 갈벤시스와 카마릴라사루스 키루게대는 서로 다른 그림자로 곁을 스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덴만텔랴 계통과 이웃 계통들은 출발부터 몸의 철학이 달랐고, 그리하여 길과 속도, 경계의 감각을 나누며 평원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정면의 충돌보다 서로의 자리를 읽고 비켜서는 긴장 속에서, 고대의 하루는 정교한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화석 흔적이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서명입니다. 2012년 Ruiz-Omeñaca와 동료들이 그 이름을 세상에 올린 뒤에도, 이 존재는 여전히 절반쯤 그림자에 머뭅니다. 그래서 다음 발굴의 삽날이 닿는 순간마다, 우리는 오래된 평원이 아직 들려주지 않은 마지막 문장을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