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황혼의 추적자, 주라티란트 랑하미. 짧게 남은 이름이지만 티토니아절의 바람결을 붙잡아, 마지막 쥐라의 숨결 속으로 우리를 조용히 이끕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이 켜켜이 눌어붙은 침묵을 열면, 티토니아절의 끝자락인 150.8 ~ 145 Ma가 서늘한 안개처럼 펼쳐집니다. 독일 바이에른과 자우어란트, 그리고 스페인 발렌시아나가 각자의 계절을 건너던 그 시절, 이 이름도 같은 시대의 공기를 마셨으리라 그려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주라티란트 랑하미는 티라노사우루스류 계통의 문장을 따라, 몸 자체를 생존의 문법으로 다듬어 갔던 존재로 떠오릅니다. 그 형태의 선택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하루를 버티기 위한 고단한 결심에 가까웠고, 어쩌면 매 순간의 망설임까지 뼈에 새긴 모습입니다. 이구아노돈와 주라티란트 랑하미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티토니아절을 건넌 이구아노돈과 석판시조새는 한 장면 안의 등장인물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무대에서 계절을 나눠 가진 이웃에 가까웠습니다. 포식의 압박과 회피의 지혜는 정면충돌보다 동선의 어긋남으로 전개되었고, 그리하여 평원과 숲, 하늘과 땅은 미묘한 균형을 오래 지켜 냈을지 모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생명을 붙드는 화석 흔적은 단 한 건, 그래서 빈칸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2008년 Benson이 건넨 이름은 끝맺음이 아니라 다음 발굴을 부르는 첫 문장, 여전히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로 숨 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