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안개의 황혼 순례자, 카뮈사루스 자포니쿠스
카뮈사루스 자포니쿠스라는 이름은, 사라져 가는 백악기의 저녁빛을 조용히 건너는 발걸음처럼 들립니다. 그 이름 앞에 서면 한 생명체의 호명 너머로, 오래된 바람의 숨결이 먼저 다가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마스트리흐트절의 끝, 70.6 ~ 66 Ma에 이르는 시간 동안 일본 Hobetsu의 지층은 바다 기운 밴 흙을 겹겹이 품어 왔습니다. 비로소 그 층 사이에서 카뮈사루스의 그림자가 떠오르고, 늦은 시대의 공기는 느리지만 선명하게 우리 곁으로 번져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카뮈사루스의 몸은 앞서 나가는 과시보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섬세하게 다루는 방향으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한 걸음 한 걸음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흔들리는 환경 속에서 오래 버티기 위한 조용한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카뮈사루스 자포니쿠스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을 지나던 마샤카사루스 크놉프레리와 마준가사우루스는 서로 다른 대지에서 다른 리듬으로 하루를 열었고, 카뮈사루스 역시 그 시간축 위에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정면으로 밀어내기보다 체형의 틀과 거리 운용, 활동 시간의 결을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갔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곁에 남은 흔적은 PBDB의 1건, Taxon 401262라는 작은 파편이지만, 바로 그 희귀함이 지구의 오래된 침묵을 더 깊게 울리게 합니다. 2019년 Kobayashi 외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았고, 여전히 잠든 지층의 다음 페이지가 미래의 발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