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넓은 꼬리, 렌쿠팔 라티카다
렌쿠팔 라티카다는 이름만으로도 느린 강물 같은 여운을 남깁니다. 렌쿠팔 계통의 체형 철학을 품은 존재로서, 몸의 끝에서 넓어지는 꼬리는 평원 위의 균형을 끝까지 붙드는 깃발 같은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아르헨티나 네우켄의 지층을 따라 시선을 낮추면, 베리아스절에서 발랑기니아절로 이어지는 145 ~ 132.9 Ma의 시간이 천천히 숨을 쉽니다. 모래와 바람과 얕은 물길이 번갈아 드나드는 땅에서, 렌쿠팔 라티카다는 긴 하루를 조심스럽게 건넜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 생의 발자국은 이른 백악기의 공기와 함께 다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라티카다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넓은 꼬리는 장식이 아니라, 무게와 방향을 통제하려는 고단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거대한 몸을 이끌며 지면의 변화에 반응하려면 몸의 뒤편에서 균형을 붙드는 구조가 먼저 필요했을 것입니다. 비로소 이 동물의 형태는 힘을 과시하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생존의 문법으로 읽힙니다. 바자다사루스 프로누스피낙스와 렌쿠팔 라티카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네우켄, 같은 베리아스절의 무대에는 바자다사루스 프로누스피낙스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둘은 정면의 파열보다 서로의 자리를 헤아리며 동선을 비켜 가는 방식으로, 한 평원의 리듬을 나눠 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더 오래된 칼로비아절의 테라느고스포두스 판데미쿠스까지 떠올리면, 이 땅은 시대마다 다른 몸의 철학을 받아들이며 긴 균형을 이어 온 무대였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름은 2014년 갈리나 연구진을 통해 세상에 닿았지만, 남겨진 화석 흔적은 단 한 번의 만남처럼 희귀합니다. 그래서 이 여백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조심스레 접어 둔 장면이며, 아직 말해지지 않은 계절이 지층 아래에서 고요히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은 렌쿠팔 라티카다가 건넜던 시간의 결을, 더 선명한 숨결로 들려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