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발걸음, 노아사우루스
노아사우루스라는 이름은 저무는 백악기의 숨결 위로 가늘고 민첩한 윤곽을 불러옵니다. 작은 흔적이지만, 그 이름은 거대한 시간의 끝자락에서 끝내 사라지지 않은 생존의 목소리로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아르헨티나 칸델라리아의 땅은 마스트리흐트절, 곧 70.6 ~ 66 Ma의 황혼을 품은 채 천천히 갈라집니다. 먼지와 열기 사이로 생명들은 마지막 백악기의 공기를 나눠 마셨고, 노아사우루스도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길을 더듬었을 것입니다. 여전히 그 지층은 한 시대의 맥박을 낮게 울리며 우리를 그 시절로 이끕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노아사우루스의 몸틀은 힘의 과시보다 순간의 판단을 택한 설계였을지 모릅니다. 짧은 틈을 읽고 거리를 조절하는 움직임은, 먹고 살아야 했던 하루하루가 만든 고단한 문법처럼 전개됩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형태는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압력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적응의 모습입니다. 살타사루스 로리카투스와 노아사우루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의 칸델라리아권에는 살타사우루스 로리카투스와 살피틱누스 멘투르라는 이웃의 그림자도 드리워집니다. 체형의 틀과 움직임의 간격이 달랐던 이들은 정면으로 소모되기보다, 서로의 동선을 존중하며 평원을 나눠 썼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질서는 승패가 아니라, 같은 하늘 아래서 각자의 시간을 지켜 내기 위한 조용한 균형이었을 것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존재를 붙드는 화석은 단 하나여서, 빈칸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속삭임으로 남아 있습니다. 1980년 보나파르트와 파월이 노아사우루스라는 이름을 건넨 뒤에도, 이야기는 완결되지 않은 채 조용히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다음 발굴의 손길이 닿는 날, 우리는 이 여백에서 또 하나의 호흡이 깨어나는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