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새겨진 이름, 파르크소사루스 아르레니
마스트리흐트절의 늦은 빛 속에서 이 초식 공룡은 끝으로 향하던 백악기의 들판을 조용히 건넜습니다. 1926년, Parks가 붙인 이름은 한 생명체의 윤곽을 넘어 사라져 가던 세계의 호흡까지 불러옵니다. 그 이름은 지금도 오래된 저녁 공기처럼 길게 남아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은 오래된 바람을 품은 채, 70.6 ~ 66 Ma의 시간을 한 겹씩 펼쳐 보입니다. 그리하여 파르크소사우루스의 발걸음은 거대한 전환 직전의 계절 사이를 잔잔하게 지나갔을 모습입니다. 어쩌면 같은 시대의 다른 끝, 마다가스카르 마하장가에서 또 다른 포식자들이 움직이던 순간과도 느슨하게 겹쳐 있었겠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파르크소사루스 계통의 몸은 과시보다 지속을 택한 형상으로 그려지며, 하루의 먹이를 지키기 위한 민첩한 리듬을 품고 있습니다. 크게 무장하기보다 재빨리 거리와 방향을 고르는 방식은, 살아남기 위해 매일 감당해야 했던 고단한 선택을 말해 줍니다. 비로소 그 구조는 힘의 과장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섬세한 문법으로 다가옵니다. 마샤카사루스 크놉프레리와 파르크소사루스 아르레니,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을 살았던 마샤카사우루스 크놉프레리와 마준가사우루스는, 같은 시대를 나눈 존재들이지만 같은 공간의 충돌자로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마시아카사우루스 계통과 마준가사우루스가 각기 다른 체형과 거리 운영을 펼치는 동안, 파르크소사우루스 또한 자신만의 보폭으로 생의 통로를 지켜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들의 관계는 전쟁이라기보다,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생태의 긴장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공룡이 남긴 흔적은 두 차례만 모습을 드러내며, 그래서 더 희귀한 증언으로 우리 앞에 섭니다. 적어서 흐릿한 것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쉽게 열어 보이지 않은 장면이 아직 접혀 있는 듯합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순간마다 파르크소사루스 아르레니의 하루는 새로운 빛으로 다시 시작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