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바람 끝에 선 그림자, 티미무스 헤르마니
티미무스 헤르마니라는 이름은 압티아절의 숨결 속에서 조용히 떠오르며, 티미무스라는 갈래 안에서도 독자적인 보폭을 남긴 존재로 그려집니다. 1994년 Rich와 Vickers-Rich가 이 이름을 붙인 순간, 오래 잠들어 있던 지층의 침묵은 비로소 한 생명의 서사로 이어졌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호주 Victoria를 감싸던 땅은 압티아절에서 알비아절로 넘어가던 긴 흐름, 122.46 ~ 109 Ma의 시간을 품고 천천히 표정을 바꾸었습니다. 그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버텨낸 발걸음들이 겹쳐지며 생존의 공기를 빚어내던 무대로 펼쳐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남겨진 흔적은 티미무스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섬세하게 다루었을 가능성을 조용히 증언하며, 같은 압력 속에서도 다른 선택을 만들어 내는 몸의 문법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움직임은 속도만을 겨루는 질주가 아니라, 언제 나아가고 언제 비켜설지 헤아리는 신중한 생존으로 전개됩니다. 렐리나사라 아미카그라피카와 티미무스 헤르마니,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압티아절의 Victoria에서 렐리나사라 아미카그라피카와 디루비쿠르소르 픽케리느기가 곁을 지나던 때, 티미무스는 정면의 다툼보다 서로의 길을 어긋나게 짜는 방식을 택했을 듯합니다. 체형의 틀과 무게중심, 거리 운용의 리듬이 서로 달랐다는 실마리는, 한 땅을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시간을 존중해 비켜가던 균형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우리 앞에 놓인 화석은 단 한 점이지만,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의 역사가 아주 드물게 허락한 희귀한 증언입니다. 어쩌면 티미무스 헤르마니의 진짜 이야기는 아직 지층 깊은 곳에서 숨을 고르고 있으며, 다음 발굴의 순간에 더 따뜻한 윤곽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