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바다의 은빛 호흡, 예조사루스 미카샌시스
예조사루스 미카샌시스라는 이름은 오래 잠긴 파도 위로 다시 떠오른 숨결처럼 들립니다. 산토니아절의 끝자락에서 캄파니아절의 문턱까지, 이 이름은 북쪽 지층에 남은 조용한 맥박을 붙잡아 줍니다. 그리하여 한 생명의 흔적은 학명을 넘어, 시간 위에 새겨진 낮고 깊은 울림으로 남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홋카이도의 지층에는 바람보다 느린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은 85.8 ~ 83.5 Ma의 파문으로 전개됩니다. 산토니아절에서 캄파니아절로 건너가던 세계는 풍경을 천천히 바꾸며, 생명들에게 매 순간 다른 결정을 요구했습니다. 예조사루스의 자취는 일본 북쪽 땅에서, 사라지지 않는 낮은 숨처럼 지금도 우리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예조사루스 계통의 몸은 기본 체형과 방어 구조에서 이미 다른 길을 택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같은 압력 앞에서도 선택지를 갈라 놓았고, 그 선택은 하루를 버티는 기술이었습니다. 비로소 형태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오래 다듬어진 고유한 문법으로 읽힙니다. 트루돈 포르모수스와 예조사루스 미카샌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산토니아절의 하늘 아래 트루돈 포르모수스와 히파크로사루스 스테비느게리도 저마다의 시간을 건넜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홋카이도의 예조사루스와 한 평원을 다투기보다, 서로 다른 땅의 동선과 먹이 흐름 속에서 자리를 나누어 가진 모습입니다. 어쩌면 경쟁은 정면의 충돌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각자의 리듬을 지켜 내는 정교한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예조사루스를 증언하는 화석 흔적은 단 한 건, 그래서 이것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남긴 희귀한 편린입니다. 1977년 Muramoto와 Obata가 붙인 이름은 그 편린에 시간을 묶어 두었고, 우리는 그 매듭을 따라 오래된 세계의 공기를 상상하게 됩니다. 여전히 지층은 다음 페이지를 닫아 둔 채 기다리고 있으며, 미래의 발굴이 이 조용한 존재의 생애를 더 또렷하게 열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