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원의 숨결, 샴랍토르 수아티 샴랍토르 수아티라는 이름은 태국의 오래된 바람을 등에 지고, 압티아절의 긴 낮과 긴 밤을 건너온 포식자의 실루엣을 떠오르게 합니다. 2019년 Chokchaloemwong 외 연구진이 붙인 이 이름은, 사라진 시간을 조용히 다시 부르는 호명처럼 들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이 한 겹씩 숨을 고르는 무앙 나콘랏차시마의 땅에서, 세계는 125 ~ 113 Ma의 압티아절로 천천히 되감깁니다. 먼지와 열기, 그리고 물가를 스치는 기척 사이로 샴랍토르의 하루가 시작되었고, 땅은 그 무게를 오래 품어 왔습니다. 그 풍경은 숫자보다 깊은 침묵으로, 생존이 얼마나 느리고 집요한 일인지 들려주는 모습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샴랍토르 계통이 택한 기본 체형과 움직임의 결은, 같은 시대 이웃들과는 다른 출발선에서 다듬어진 선택이었습니다. 몸을 지키는 방식 또한 단번의 우세를 위한 장식이 아니라, 매일의 위험을 견디기 위해 조금씩 조율된 문법에 가까웠습니다. 그리하여 그의 형태는 화려함보다 지속을 향해, 오래 버티는 생명의 태도로 전개됩니다. 랃카시마사루스 수라나레와 샴랍토르 수아티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땅, 같은 시기를 건넌 랃카시마사루스 수라나레와 샴랍토르는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체형과 방어 방식의 차이를 따라 동선을 나누며 평원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먹이를 노리는 시간대가 맞닿는 순간에도 둘의 긴장은 파괴보다 간격의 조절로 흘렀고, 생태계는 그 미세한 거리 덕분에 균형을 지켰습니다. 한편 아크로칸토사루스 아토켄시스는 멀리 다른 대지에 있었으나 같은 압티아절의 포식자로서, 닮은 역할을 서로 다른 리듬으로 풀어낸 또 하나의 거울처럼 그려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흔적이 단 한 번의 화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적게 남았기에 오히려 한 조각의 뼈가 더 깊은 밤하늘처럼 넓어지고, 샴랍토르 수아티의 하루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장면으로 남습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의 새벽에서, 이 조용한 여백은 더 따뜻하고 또렷한 이야기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