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뇨사루스 프로쿠르비코르니스(Einiosaurus procurvicornis)는 코 위 뿔이 앞으로 굽어 내려오며 얼굴 무기의 쓰임새를 바꿔 놓은 각룡류다. 찌르기보다 밀치기와 걸어 잠그기에 유리한 형태라서, 같은 초식 공룡끼리 부딪칠 때도 힘의 방향이 달랐을 것으로 본다. 백악기 후기 캄파니아절에 지금의 미국 몬태나 글레이셔 일대에서 살던 무리의 흔적이 이런 해석에 무게를 보탠다.
앞으로 감긴 코뿔이 만든 접촉전
코뿔 끝이 전방으로 말린 구조는 정면 돌진 뒤에 상대를 밀어내거나 비틀어 간격을 만드는 동작과 잘 맞는다. 눈 위 뿔과 목 방패까지 함께 보면 단순 장식보다 개체 간 거리 조절 장치였을 개연성이 높다. 번식기 경쟁에서도 치명타보다 지배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이 더 컸을 것으로 읽힌다.
글레이셔 평원에서의 초식 분업
같은 시기 같은 지역의 마이아사우라, 아켈로우사우루스와 겹쳐 보면 식생 높이와 이동 타이밍을 나눠 쓰는 분업이 있었을 법하다. 에뇨사루스는 낮은 식생을 밀어 먹는 데 강점이 있었고, 집단 이동 때는 얼굴 방패를 전면에 세우는 방어 대형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공룡의 핵심은 큰 몸집보다, 굽은 코뿔로 사회적 충돌을 관리한 행동 설계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