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들판의 굽은 숨결, 에뇨사루스 프로쿠르비코르니스
에뇨사루스 프로쿠르비코르니스라는 이름은 차가운 평원의 바람을 가르며 낮게 몸을 기울이던 한 초식 공룡의 실루엣을 떠올리게 합니다. 캄파니아절의 긴 오후, 이 존재는 느리지만 단단한 호흡으로 땅의 계절을 건너갔습니다.
Glacier의 서막 지층이 한 겹씩 숨을 고를 때마다, 지금의 미국 Glacier 일대는 젖은 흙냄새와 낮은 식생이 흔들리던 무대였을 것입니다. 그 시간은 캄파니아절, 곧 83.6 ~ 72.1 Ma에 걸쳐 길게 전개되며, 땅은 수없이 바뀌는 하늘 아래서도 생명의 자취를 품어 주었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에이니오사우루스로 이어지는 몸의 문법에는 앞으로 휘는 뿔의 인상이 남아 있고, 그 곡선은 위협보다 거리 조절에 능한 삶의 태도를 암시합니다. 낮은 식물을 뜯고 무리의 호흡을 맞추는 하루 속에서, 머리의 장식과 단단한 체형은 과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처럼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화려함보다 효율을 택한 진화의 문장이, 캄파니아절의 바람 속에서 조용히 이어집니다.
캄파니아절의 에뇨사루스 프로쿠르비코르니스, 공존의 균형
같은 땅에는 마사라 페브레소룸과 아케루사루스 호르네리도 함께 숨 쉬고 있었습니다. 셋은 모두 초식의 길 위에 있었기에 식물 자원을 두고 긴장이 생겼겠지만, 늘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시간대와 이동 결을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평원은 승자 하나를 고르는 장소가 아니라, 각자의 리듬으로 공존을 조율하던 거대한 악보였을 모습입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1994년 Sampson이 이 이름을 세상에 올린 뒤에도, 우리 곁에 닿은 화석은 세 번의 조용한 인사로 남아 있습니다. 적다는 말 대신, 지구가 오랜 세월 끝에 허락한 희귀한 증언이라 부르는 편이 더 어울립니다. 여전히 남겨진 여백은 Glacier의 땅속에서 잠들어 있고, 다음 발굴은 이 공룡의 하루를 한 장면 더 밝혀 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