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초원을 지키는 뿔의 서곡, 에트리케라톱스 크세린수라리스
에트리케라톱스 크세린수라리스는 늦은 백악기의 숨결 위에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입니다. 2007년 Wu 외 연구진이 그 이름을 불러낸 순간부터, 이 공룡은 사라진 평원의 저녁빛과 함께 기억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마스트리흐트절의 대지는 아직 따뜻한 먼지와 긴 그림자를 품고 있었고, 그 시간은 70.6 ~ 66 Ma의 느린 파도로 전개됩니다. 오늘의 캐나다 앨버타라고 불리는 땅에서도 계절은 무겁게 흐르고, 초식 공룡들의 발걸음은 바람결처럼 겹쳐졌습니다. 그리하여 이 거대한 초식자의 하루도, 생존을 향한 오래된 리듬 안에서 이어졌을 것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에오트리케라톱스 계통의 몸은 두개 장식과 뿔을 앞세운 방어의 언어를 품고 있습니다. 그것은 과시를 위한 장식이라기보다, 위험 앞에서 마지막 거리를 지켜 내기 위한 고단한 선택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그 무게를 견딘 머리의 구조 하나하나가, 살아남기 위해 몸이 써 내려간 조용한 문장입니다. 렙토케라톱스 그라키리스와 에트리케라톱스 크세린수라리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앨버타의 무대에는 렙토케라톱스 그라키리스와 사우롤로푸스 오스보르니도 숨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서로는 같은 초원을 바라보면서도 체형과 방어 방식이 달랐기에, 정면으로 소모하기보다 동선을 달리하며 자리를 비켜 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풍경의 긴장감은 전쟁의 함성보다, 한 발 먼저 멈추는 감각으로 더 선명해집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 공룡에게 남은 화석 흔적은 단 1건, 지구 역사가 어렵게 건네준 희귀한 증언입니다. Taxon 109481이라는 작은 표식 뒤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시간이 접혀 있고, 우리는 그 여백을 경외 속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삽끝이 닿는 날, 에트리케라톱스 크세린수라리스의 하루는 더 또렷한 장면으로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