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세로스피누스 핃토니(Hypselospinus fittoni)는 등에 솟은 신경가시로 앞몸 추진을 보강한 이구아노돈류라는 점이 먼저 보인다. 겉보기에는 익숙한 초식 공룡 체형 같지만, 어깨 뒤쪽 척추가 길게 올라가며 근육이 붙는 면적을 키운 구조가 이 종의 성격을 바꿨다. 베리아스절에서 발랑기니아절 사이 영국 남부의 하천 평원에서 이 설계는 느린 버티기보다 긴 보폭 이동에 유리했을 것으로 읽힌다.
등뼈 가시가 만든 상체 엔진
길어진 신경가시는 돛처럼 얇은 막을 세운 장식이라기보다, 목과 등 근육을 단단히 묶는 지지대에 가까웠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이런 구조라면 네 발 보행과 두 발 보행을 오갈 때 상체 흔들림을 줄이고, 앞다리 사용 비중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완전한 전신 골격이 풍부한 종은 아니라 세부 자세를 확정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등축의 힘 배분이 독특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초기 백악기 초식 공룡 사이의 자리
같은 시기의 만텔리사우루스와 이구아노돈을 같이 보면, 힙세로스피누스는 체급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중간 전략을 보여 준다. 낮은 식생을 훑는 시간과 이동 거리를 함께 챙겨야 하는 환경에서, 이 종은 앞몸 안정성과 보폭 유지 사이의 절충안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힙세로스피누스는 거대한 특화형도, 소형 민첩형도 아닌 채로 영국 백악기 평원에서 자기 몫의 생태 틈새를 확보해 갔던 동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