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바람을 품은 돔의 수호자, 파키케팔로사우루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라는 이름은 메마른 평원 위에서 오래 울리는 낮은 북소리처럼 다가옵니다. 그 존재감은 거친 과시보다, 시간을 견딘 초식동물의 끈질긴 호흡으로 먼저 전해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북아메리카 내륙의 건조 평야에 해가 기울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5 ~ 66 Ma의 긴 계절이 먼지와 함께 천천히 펼쳐집니다. 그리하여 이 동물은 두 발로 서서 마른 식생의 결을 따라 움직였고, 오래된 대지의 바람을 하루하루 받아내는 삶을 이어갔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최대 5m, 약 450kg의 몸을 이끈 가장 인상적인 선택은 두꺼운 돔형 두개골이었으며, 어쩌면 그것은 힘의 과시보다 생존을 위한 섬세한 거리 조절이었을지 모릅니다. 박치기 혹은 옆구리 충돌이라는 가설이 오래 맴도는 이유도, 그 단단한 이마가 어떤 순간에 어떤 결정을 대신했는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캄파니아절을 지나던 켄트로사루스 아페르투스와 트리케라톱스 역시 초식의 길을 걸었지만, 서로의 길은 한 점으로 격하게 모이기보다 식물 자원을 나누는 방식으로 완만히 갈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비로소 그 평원은 전장의 소음보다, 만나는 구간을 조심스레 비켜 가며 각자의 리듬을 지켜낸 공존의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1931년 Gilmore가 이름을 붙인 뒤 스물한 번의 화석 흔적이 이어졌지만, 그 숫자는 결말이 아니라 여전히 열려 있는 문장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발굴이 한 줄 더 보태질 때마다, 이 둥근 이마의 침묵이 왜 그런 선택을 반복했는지 조금 더 또렷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