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흙의 거인 숨결, 티타노사루스 인디쿠스
1877년 Lydekker가 이 이름을 붙였을 때, 인도의 늦은 백악기는 이미 깊은 시간의 숨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티타노사우루스 계통의 이 초식 거인은, 거대함을 앞세우기보다 평원의 리듬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간 존재로 그려집니다. 여러 지층에서 이어진 열한 갈래의 흔적은, 한 생애의 보폭이 생각보다 넓고 오래 지속되었음을 조용히 들려줍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5 ~ 66 Ma의 구간은, 대지가 천천히 색을 바꾸는 긴 황혼처럼 전개됩니다. 자발푸르와 나그푸르, 카치흐를 지나 인도 여러 땅으로 이어진 흔적은 한 무리의 발걸음이 사라졌다가 다시 떠오르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하루는 한 지점에 머무르기보다, 식생과 계절의 결을 따라 유연하게 흘렀을 듯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티타노사우루스라는 이름 아래 놓인 체형의 선택은, 힘의 과시라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조율에 가까웠습니다. 초식의 길에서는 단번의 승부보다 꾸준한 이동과 자원 탐색이 생존을 가르고, 그 고단한 리듬이 몸 전체에 새겨졌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거인의 형태는 변화하는 환경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다듬어진, 느리지만 정확한 생존의 문장입니다.
캄파니아절의 티타노사루스 인디쿠스, 공존의 균형
티타노사우루스 브란포르디와는 같은 계통의 울림을 나누면서도, 서로 다른 행동의 결로 인도의 평원을 나눠 썼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 다 초식을 택한 만큼 식물 자원을 향한 긴장은 있었겠지만, 정면의 충돌보다 동선과 시간대를 비켜 가는 선택이 더 자주 이어졌을 모습입니다. 한편 캄파니아절의 앨버타에서 살아간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는 먼 대륙의 이웃으로서, 같은 시대의 과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고 그려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름은 오래전부터 불렸지만, 지층은 아직 모든 장면을 한꺼번에 열어 보이지 않습니다. 열한 갈래 흔적은 존재를 선명하게 비추면서도 이동의 세부 궤적과 행동의 미세한 결은 은은한 베일로 남겨 둡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발굴은 빈칸을 채우는 작업을 넘어, 티타노사루스 인디쿠스가 남긴 침묵의 악보에 다음 숨을 더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