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위로 울리는 숨결, 파라사우롤로푸스
파라사우롤로푸스는 강 유역 숲과 범람원의 안개를 가르며, 거대한 몸을 낮춰 계절의 풀빛을 따라 나아가던 초식의 순례자였습니다. 최대 10m, 약 2,500kg의 체구는 위압이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한 인내의 무게로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캐나다 Alberta로 이어지는 땅에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 83.5 ~ 70.6 Ma의 긴 시간이 겹겹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강이 넘치고 숲이 다시 일어서는 리듬 속에서, 이 공룡의 하루도 젖은 흙냄새와 함께 천천히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머리 뒤로 길게 뻗은 관 모양 볏의 내부 통로는, 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한 절실한 장치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두 발 보행의 몸짓은 늪과 평원을 오가며 먹이를 찾는 효율을 높였고, 어쩌면 무리의 간격을 지키는 신호로 쓰였을 모습입니다. 초식이라는 선택은 부드러워 보여도,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물 자원을 읽어내야 하는 고된 기술이었습니다. 파라사우롤로푸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캄파니아절의 Alberta에서는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와 람베사우루스 람베 또한 같은 녹색의 계절을 지나갔습니다. 서로의 길이 맞닿는 순간에도 정면의 소모전보다 한 발 비켜 서는 질서가 먼저였고, 그 미묘한 거리 두기 속에서 평원은 균형을 지켜냈습니다. 같은 자원을 바라보더라도 머무는 자리와 움직임의 타이밍을 달리하며, 각자의 생존 문법이 조용히 갈라졌을 가능성이 그려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화석 흔적이 단 두 번뿐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오래 감춰 둔 희귀한 장면처럼 남아 있습니다. Parks가 1922년에 이름을 붙인 뒤에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지층은 더 깊은 목소리를 품고 있습니다. 비로소 다음 발굴의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는 이 조용한 거인의 하루를 한층 선명하게 듣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