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새벽의 느린 심장, 페로로사루스 코니베리
페로로사우루스 코니베리라는 이름은, 지층의 침묵 위에 천천히 놓인 긴 호흡처럼 다가옵니다. 그리하여 1849년 멜빌이 남긴 페로로사루스 코니베리라는 학명은 한 생명의 시간을 오늘까지 이어 주는 문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베리아스절에서 오테리브절로 흐르는 140.2 ~ 130 Ma의 새벽, 대지는 아직 젊은 균열의 냄새를 품은 채 느리게 숨을 골랐습니다. 지층은 그 땅의 이름을 또렷이 다 내어주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넓은 평원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입니다. 그 시간의 공기 속에서 이 거인의 지나감은 한순간의 소음이 아니라 오래 번지는 잔향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페로로사루스라는 계통의 선택은 빠른 결론보다 오래 버티는 리듬에 가까웠으리라 그려집니다. 몸의 설계와 움직임의 우선순위는 생존 앞에서 매번 조정되었고, 비로소 한 종의 품격으로 굳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존재의 형태는 화려한 과시보다 시간을 견디는 조용한 기술처럼 읽힙니다. 만텔리사루스 아테르폘덴시스와 페로로사루스 코니베리,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베리아스절의 시간대에는 만텔리사우루스 아테르폘덴시스와 이궈노돈 만텔리도 각자의 길을 닦고 있었습니다. 분류의 출발점이 달랐던 만큼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도 서로 다른 결로 자라났고, 그리하여 이들은 자리를 빼앗기보다 서로의 동선을 조심스럽게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긴장은 있었되 파괴만이 답은 아니었고, 평원은 그렇게 다성적인 균형으로 하루를 넘겼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흔적은 단 하나, PBDB의 Taxon 54174로 이어지는 희귀한 증언뿐입니다. 적어서 약한 것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쉽게 내어주지 않은 장면이기에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여전히 닫히지 않은 지층의 페이지 앞에서, 다음 발굴은 페로로사우루스 코니베리의 시간을 한 줄 더 밝혀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