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이름
안개 젖은 습지의 등불, 텔마토사루스 트란스실바니쿠스. 캄파니아절의 숨결에서 태어나 마스트리흐트절의 문턱까지 걸어간, 느리지만 단단한 초식의 순례자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은 한 번에 입을 열지 않고, 오래 눌린 비와 흙 냄새로 먼저 시대를 들려줍니다. 텔마토사우루스가 지나간 무대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66 Ma의 긴 저녁빛 속에 펼쳐졌고, 하루의 먹이를 고르는 작은 선택들이 생애의 무게로 쌓여 갔습니다. 그리하여 이 이름은 한순간의 번성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삶의 호흡으로 다시 떠오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초식 공룡의 턱은 과시보다 인내를 위해 움직였고, 다리는 급한 돌진보다 오래 걷는 쪽으로 자신을 맞추었을 것입니다. 화려한 무기 대신 식물을 고르고 또 고르는 반복 속에서, 몸은 조용히 생존의 효율을 익혀 갔을 모습입니다. 어쩌면 진화란 가장 큰 목소리가 아니라, 끝까지 남는 조용한 자세로 전개됩니다.
캄파니아절의 텔마토사루스 트란스실바니쿠스, 공존의 균형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와 트리케라톱스도 초식의 길을 걸었습니다. 특히 알버타에 있던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와는 서로 다른 땅의 결을 따라 동선을 달리하며, 자원 압박을 정면 충돌보다 비켜 가는 방식으로 풀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경쟁은 파괴의 장면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를 남겨 두는 섬세한 균형으로 남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1900년 Nopcsa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텔마토사루스 트란스실바니쿠스는 다섯 갈래 화석 흔적만 남긴 채 긴 침묵을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부족함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시간의 여백처럼 깊습니다. 미래의 발굴이 한 조각 더 빛을 보탠다면, 이 조용한 초식의 생애는 지금보다 훨씬 또렷한 숨결로 우리 앞에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