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를 가르는 강변의 순례자, 트륜포사루스 레나르디
이 이름은 브라질 트리운포의 오래된 지층에서 건너온 낮은 숨결을 품고 있습니다. 베리아스절의 문턱에서 시작해 오테리브절로 이어진 145 ~ 130 Ma의 시간 위를, 그는 느리지만 끈질기게 건넜던 존재로 그려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트리운포의 땅을 덮던 공기는 따뜻한 습기와 흙냄새를 함께 품었고, 강가와 범람원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로 펼쳐졌습니다. 비로소 그 풍경 한가운데서 트륜포사우루스 레나르디의 하루는 소란보다 먼저 시작되는, 조용한 생존의 리듬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트륜포사우루스 계통의 몸틀과 방어 구조는 다른 초식 공룡들과 출발점부터 결이 달랐을 가능성을 들려줍니다. 그리하여 형태의 차이는 장식이 아니라, 같은 시대의 압력 속에서 에너지를 아끼고 거리를 조절하려는 고단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트륜포사루스 레나르디,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베리아스절의 같은 하늘 아래, 만텔리사우루스 아테르폘덴시스와 이궈노돈 만텔리도 각자의 대지에서 비슷한 기후의 변덕을 견뎠습니다. 어쩌면 트륜포사우루스 레나르디와 그들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체형과 이동 리듬의 차이로 먹이와 동선을 달리하며 시간을 나눠 가졌을 모습입니다. 같은 시기라는 느슨한 고리는 경쟁을 전쟁으로 몰지 않고,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균형으로 이어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곁에 남은 것은 화석 1건, 그래서 이 존재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증언처럼 빛납니다. 2017년 Carvalho 외 연구진이 트륜포사루스 레나르디라는 이름을 건넨 뒤에도, 지층은 아직 많은 문장을 접어 둔 채 침묵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손끝이 닿는 날, 트리운포의 여백은 더 넓은 생의 장면으로 조용히 열릴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