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작은 왕관, 우네스코케라톱스
우네스코케라톱스라는 이름은 거대한 포효보다 낮은 숨결로 오래 남는 울림입니다. 우네스코케라톱스의 갈래를 품은 이 존재는 초식의 리듬 속에서 조용히 자기 몫의 시간을 버텨 냈습니다. 그래서 이 이름은 한 종의 표지이면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으려는 생명의 태도로 들려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캐나다 앨버타로 이어지는 땅 위에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는 긴 계절이 펼쳐졌습니다. 그 시간의 결은 83.5 ~ 70.6 Ma의 두께로 겹쳐지며, 바람과 식생의 숨을 천천히 키워 냈습니다. 비로소 우네스코케라톱스의 하루도 그 풍경 안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움직임으로 시작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초식으로 살아간다는 일은 매일 같은 풀밭을 보면서도 다른 선택을 견뎌 내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우네스코케라톱스라는 이름으로 남은 형질의 흐름은, 화려한 과시보다 생존에 맞춘 절제의 문법을 닮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 존재의 몸은 힘을 낭비하지 않고 내일로 이어지기 위해 다듬어진, 다정하고도 고단한 설계로 그려집니다. 켄트로사루스 아페르투스와 우네스코케라톱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앨버타의 무대에는 켄트로사루스 아페르투스와 람베사루스 람베 또한 초식의 시간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정면의 소모를 택하기보다 식생이 풍부한 구역과 비는 구역을 엇갈려 지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했을 모습입니다. 그래서 평원의 긴장감은 전쟁의 함성보다, 오래 공존하기 위한 정교한 거리 두기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를 전하는 흔적이 단 한 점이라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까지 감춰 둔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2012년 Ryan 외가 이름을 건넨 뒤에도 우네스코케라톱스의 곁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이 조용히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앨버타의 지층 어딘가에서 다음 조각이 깨어난다면, 우리는 이 작은 생존자의 하루를 한층 또렷하게 만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