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왕관, 바가케라톱스 이르비넨시스
바가케라톱스 이르비넨시스라는 이름은 먼 지층에서 밀려온 낮은 숨결처럼, 아주 천천히 우리 곁에 닿습니다. Holmes 외 연구진이 2001년에 불러낸 이 이름은 사라진 초원의 시간을 오늘로 이어 주는 조용한 다리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캄파니아절의 대지는 젖은 계절과 마른 계절이 번갈아 스치며, 살아남는 법을 매일 새로 묻던 풍경으로 펼쳐졌습니다. 그 흐름은 83.5 ~ 70.6 Ma를 지나 마스트리흐트절의 기슭까지 이어지고, 바가케라톱스의 하루도 그 느린 파도 위에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바가케라톱스라는 계통의 몸은 화려한 과시보다 버팀의 리듬을 선택한 초식자의 결로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생존은 한순간의 질주가 아니라, 기후의 흔들림 속에서도 먹이를 찾아 보폭을 조율하는 오래된 인내의 기술이었을 것입니다. 켄트로사루스 아페르투스와 바가케라톱스 이르비넨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캄파니아절을 건너던 켄트로사루스 아페르투스와 트리케라톱스는 같은 초식의 길 위에 서 있었지만, 어쩌면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동선을 달리했을 모습입니다. 식물 자원을 둘러싼 긴장감은 분명 있었으나, 그 긴장은 부딪침보다 거리와 타이밍을 맞추는 정교한 균형에 더 가까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 손에 닿은 흔적이 단 두 겹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의 깊은 시간이 어렵게 건네 준 희귀한 증언입니다. 여전히 잠든 지층이 다음 장을 열어 준다면, 바가케라톱스 이르비넨시스의 생은 더 또렷한 숨결로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