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 대중의 상상 속 괴물이 아니라 해부학적 실체라는 사실을 처음 대규모로 각인시킨 이름이 이궈노돈 만텔리(Iguanodon mantelli)다. 발견사 자체가 과학사의 전환점 약 1억4,500만 년 전부터 1억900만 년 전까지 영국 와이트섬과 스페인 테루엘을 포함한 유럽 지층에서 기록되고, 몸길이 8~10미터에 체중 2~3톤급 초식공룡으로 복원된다. 19세기 초 표본 연구가 축적되면서 치아, 사지, 골반이 서로 연결된 생체 구조라는 점이 명확해졌고, 공룡이라는 개념이 학술 용어를 넘어 대중 지식으로 확장됐다. 긴 앞다리와 강한 엄지 가시는 식생 처리와 방어를 함께 수행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이 종을 중심으로 지층 연대와 화석 보존 맥락을 함께 읽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공룡 연구는 이름 나열에서 생활사 복원으로 무게중심이 옮겨 갔다. 발자국과 뼈가 맞물린 행동 복원 이궈노돈티푸스 부르레 같은 동시대 발자국 화석과 대조하면 보행 리듬과 무리 이동 폭을 훨씬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 힐라에오사우루스 같은 장갑형 초식공룡이 저속 방어 축을 맡는 동안, 이궈노돈 만텔리는 더 긴 이동 거리와 넓은 섭식 범위를 활용해 생태계의 중간 허리를 담당했다. 발자국 간격과 사지 비율을 같은 프레임에 올리면 계절별 이동 경로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 당시 평원의 동선 지도가 입체적으로 복원된다. 오래된 이름이 아직도 현재형인 이유 분류 재검토가 여러 번 진행됐어도 이 종은 초기 백악기 유럽 생태계를 설명할 때 계속 호출된다. 화석 10건이 남긴 밀도 높은 기록 덕분에 한 시대의 초식공룡 네트워크가 지도처럼 펼쳐지고, 그 지도는 지금도 새 표본이 나올 때마다 좌표를 더 선명하게 찍는다. 오래된 표본 번호를 다시 펼칠 때마다 새로운 질문이 붙는다는 사실이, 이 이름이 아직도 현재형인 가장 분명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