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바람의 주인, 아뱌티란니스 주라스시카 이 이름은 쥐라기 저녁빛을 가르며, 작지만 또렷한 존재감으로 오래 남습니다. 아뱌티란니스 주라스시카는 거친 시대의 한가운데서도, 자신만의 보폭으로 생을 이어 간 그림자처럼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포르투갈 레이리아의 오래된 지층을 따라 내려가면, 키메리지절의 공기가 천천히 되살아납니다. 그 시간은 157.3 ~ 152.1 Ma의 폭으로 이어지고, 땅은 지나간 발걸음의 체온을 묵묵히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비로소 그 틈에서 아뱌티란니스의 이름이, 한 시대의 낮고 단단한 숨결로 떠오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몸의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이 동물이 세상과 맺은 가장 정교한 약속이었을 모습입니다. 같은 압력 앞에서도 모두가 같은 답을 택하지는 않았고, 아뱌티란니스는 자신에게 맞는 움직임을 끝내 지켜냈습니다. 그리하여 형태는 단순한 겉모양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오래 다듬어진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아뱌티란니스 주라스시카,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키메리지절, 같은 레이리아 권역에서 토르보사루스 구르네와 루린하노사루스 안투네시의 흔적이 나란히 감지됩니다. 이 만남은 거친 충돌보다, 서로의 무게와 속도를 읽으며 길을 비켜 주는 균형에 더 가까웠습니다. 어쩌면 같은 평원에서도 각기 다른 층위와 동선을 택하며, 서로의 시간을 해치지 않는 공존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아뱌티란니스를 둘러싼 화석 흔적은 단 두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고, 그래서 더욱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2003년 라우후트가 이름을 부여한 뒤에도, 지층은 아직 많은 장면을 조용히 품은 채 침묵을 지켜 왔습니다. 여전히 남은 여백은 결핍이 아니라 초대이며, 미래의 발굴이 이 고요한 존재의 다음 문장을 천천히 밝혀 줄 것입니다.